트랜스미디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참여와 게이미피케이션

felizluz 2025. 9. 2. 23:34
반응형

참여는 주목·평가·애정·옹호·기여로 심화되며 서사의 틈을 메워 세계를 확장한다. 〈위자딩월드〉등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원리로 자발적 몰입과 참여를 이끈다.

트랜스미디어-스토리텔링

13. 소비자 참여의 수준

1) 참여의 단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요소는 사용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이다.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얼마나 깊이 개입하는지에 따라 참여의 수준이 달라진다. 연구자들은 참여의 단계를 보통 다섯 가지로 나눈다.

  1. 주목 단계: 단순히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 해리포터 시리즈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읽어볼까?” 하고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주목이다.
  2. 평가 단계: 실제로 책을 읽고, 재밌다거나 지루하다는 식의 태도를 갖게 되는 단계다. 이때부터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 나름의 판단이 생긴다.
  3. 애정 단계: 작품에 애착을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거나 스스로 팬이 되는 단계다. 해리포터를 좋아해서 굿즈를 사거나, 친구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는 모습이 여기에 해당한다.
  4. 옹호 단계: 이야기가 단순히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단계다. “나도 호그와트에 다녔으면 어땠을까?” 하고 상상하거나,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우다.
  5. 기여 단계: 가장 높은 수준의 참여다. 이 단계에서는 사용자가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팬픽을 쓰거나, 책에 없는 사건을 창조해 스토리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 다섯 단계는 단순히 이론적 분류가 아니라, 실제 콘텐츠 소비 패턴을 잘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주목과 평가 단계에서 멈추지만, 일부 열성 팬들은 애정을 넘어 옹호와 기여 단계까지 나아간다.

2) 파레토 법칙과 확장

이 현상을 설명할 때 흔히 파레토 법칙(20:80의 법칙) 이 적용된다. 전체 사용자 중 극소수(약 20%)가 대부분의 참여와 콘텐츠 확장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리포터 세계관에서도 대다수 독자는 책을 읽는 데 그쳤지만, 일부 열성 팬들은 팬픽, 팬아트,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소수가 전체 세계관을 풍부하게 확장시킨 셈이다.

 

결국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이런 적극적인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발전한다. 주목과 평가에서 시작해 애정과 옹호를 거쳐 기여에 이르는 참여 단계는, 단순한 독자와 시청자를 이야기의 공동 창작자로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트랜스미디어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14. 참여의 가치

1) 참여는 ‘접착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사용자의 참여는 단순히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다. 오히려 전체 이야기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접착제 역할을 한다.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가 존재할 때, 그것은 여러 매체 속에서 부분적 이야기로 나누어 제시된다. 그런데 이 조각들 사이에는 언제나 틈이 존재한다. 원작자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틈을 메워 주는 것이 바로 사용자의 참여다. 팬들은 스스로 빈 공간을 상상으로 채워 넣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냄으로써 전체 서사를 더 풍부하게 만든다.

2) 위저딩 월드 사례

대표적인 예가 위저딩 월드(Wizarding World)다. 원래는 해리포터 팬들을 위해 ‘포터모어(Pottermore)’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사이트는, 후에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가 합쳐지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팬들은 기숙사 배정을 받거나, 호그와트 성을 탐험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더 중요한 점은, 팬들이 직접 쓴 팬픽과 팬아트가 끊임없이 공유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작 소설에서 “3일이 지났다”라고만 적힌 부분이 있다면, 팬들은 그 3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해리포터의 사촌 더들리가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혹은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이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원작에 존재하지 않는 부분을 채워 넣는 창조적 작업이 된다.

3) 작가와 팬의 상호작용

조앤 K. 롤링 역시 팬들의 참여를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예컨대 퀴디치라는 가상의 스포츠에 대해, 세계대회 참가국과 경기 결과, 선수 명단까지 설정을 세세하게 보강했다. 이렇게 작가와 팬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세계관은 참여자들에게 강력한 몰입감을 주고, 작품에 대한 애착을 깊게 만든다.

4)〈다크 나이트〉 캠페인

비슷한 사례로 영화 〈다크 나이트〉의 마케팅 캠페인이 있다. 영화 개봉 전부터 온라인 사이트, 만화책, 코믹콘 행사, 이메일, 심지어 오프라인 거리 캠페인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관객을 참여시켰다. 사람들은 ‘하비 덴트 검사 선거운동’을 돕는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조커가 남긴 암호를 풀며 스토리의 일부가 되었다. 약 15개월간 진행된 이 캠페인에는 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기록되었다.

5) 참여의 가치

이 사례들이 보여주듯,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가치는 사용자 참여를 통해 간극을 메우고, 그 결과 전체 이야기가 부분의 합보다 더 큰 힘을 가지게 된다는 데 있다. 단순히 원작자가 만든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서사가 탄생하면서 콘텐츠의 생명력은 훨씬 더 길고 풍부해진다.

15.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

1) ‘게임하기’의 의미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세 가지 구조적 요소 중 마지막은 ‘게임하기’이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하기는 단순한 오락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이를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부른다.

2) 왜 지금 게이미피케이션인가

오늘날 사람들은 넘쳐나는 정보와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살아간다. 무엇을 볼지, 어떤 제품을 사용할지 끊임없이 고르고 결정해야 한다. 과거에는 콘텐츠나 제품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참여시키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은 의미를 가진다.

3) 정의와 원리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원리와 메커니즘을 일상적인 서비스나 활동에 적용해,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몰입하고 즐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히 이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쟁이나 보상, 성취감을 통해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방식이다.

4) 세대·기업의 수용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창립자 로버트 카피토는 밀레니얼 세대가 일상적인 제품과 서비스 속에서도 게임적 요소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껴야 계속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단순 광고를 넘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하고 있다.

 

결국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적 몰입의 힘을 활용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끄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정보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사람들이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탐색하고 경험하도록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게이미피케이션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