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젠킨스가 정의한, 여러 플랫폼에 흩어진 이야기를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이다. 드라마 〈마리카〉사례는 참여적 경험을 보여주며, 이는 단순한 반복 확장인 OSMU와 구별된다.
7.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이해
1) 젠킨스의 정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을 학문적으로 처음 정리한 사람은 미디어 연구자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이다. 그는 하나의 이야기가 단일 매체가 아니라 여러 개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분배되고, 사람들이 그것을 넘나들며 경험하면서 전체 이야기를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2) MCU 사례
이 개념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다. MCU에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 다양한 히어로가 각각 주인공인 영화들이 있다. 이 작품들은 따로 보면 각각 독립된 이야기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어벤저스’라는 거대한 세계관 속에 배치된다. 즉, 개별 영화는 조각처럼 쪼개져 있지만, 여러 작품을 함께 보아야 MCU라는 거대한 이야기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이다.
3) 핵심 개념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바로 이런 방식이다. 하나의 큰 이야기를 여러 미디어에 나누어 두고, 관객이나 사용자는 TV, 영화, 온라인 게임, 블로그, SNS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각각의 조각난 이야기를 경험한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단편들이 모여 최종적으로 하나의 큰 세계관이 구축된다.
이 방식을 이해하기는 처음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이 여러 미디어를 오가며 각각의 조각난 이야기를 경험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전체 이야기를 완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흩어진 단서들을 모아 거대한 서사를 체험하도록 만드는 방식이 바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다.
8.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예시 – 마리카에 관한 진실
1) 마리카에 관한 진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실제로 구현하기 쉽지 않다. 기획이 복잡하고, 여러 미디어를 동시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례가 많지는 않은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웨덴 공영방송에서 제작한 드라마 〈마리카에 관한 진실〉이다. 이 작품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본격적으로 기획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
2) 주요 스토리
이야기는 결혼 첫날밤에 신부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드라마는 5부작으로 방영되었는데, 단순히 TV로만 끝나지 않았다. 드라마가 방송된 직후, 실제 시사 프로그램이 이어서 방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PD와 블로거가 출연했는데, 블로거는 “드라마 속 이야기가 사실 내 블로그 글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PD는 “이건 완전히 창작한 이야기”라며 맞섰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블로거의 편을 들었고, 실제로 존재하는 블로그를 찾아가며 더 큰 몰입감을 느꼈다.
그 블로그에는 2년간 친구를 추적한 기록과 함께 “1966년 이후 스웨덴에서 2만 명 이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블로그는 정부가 사회 부적응자를 몰래 제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펼쳤고, 비밀 결사 단체에 가입하라는 초대까지 했다. 시청자들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실제로 링크를 따라 들어가 결사 단체 활동에 참여했다.
3) 다매체 연결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트위터와 오프라인 활동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힌트를 얻어 트위터에서 활동하거나, 실제로 거리에서 미션을 수행해야 다음 단계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즉, 드라마 – 시사 프로그램 – 블로그 – 트위터 – 오프라인 활동이 하나의 이야기 구조 속에서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4) 파편화된 서사의 가치
〈마리카에 관한 진실〉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각각의 미디어는 서로 다른 조각난 이야기를 제공하지만, 그것들이 합쳐져야만 전체 서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었고, 재미와 긴장감을 느끼며 이야기에 몰입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바로 이렇게 사람들을 능동적으로 끌어들이고,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드는 경험 속에서 서사를 완성하게 만든다.
9. OSMU와의 차이점
1) OSMU의 개념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주 혼동되는 개념인 OSMU(One Source Multi Use, 원소스 멀티유즈)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OSMU는 하나의 성공한 콘텐츠를 여러 매체로 확장하는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기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고, 캐릭터 상품이나 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경우다. 원작의 이야기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표현 방식만 달라진다. 즉, 하나의 스토리를 다양한 매체에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OSMU의 핵심이다.
2)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의 차이
반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조금 다르다. 여기서는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여러 매체에 나누어 담는다. 각 매체는 서로 다른 조각난 이야기를 제공하며, 관객은 여러 미디어를 넘나들며 그 조각들을 모아야만 전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OSMU가 같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이라면, 트랜스미디어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큰 세계관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3) 비교 예시
예를 들어,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는 것은 OSMU에 해당한다. 스토리는 같지만 매체가 다를 뿐이다. 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토르 등 각기 다른 영화가 모여 ‘어벤저스’라는 큰 세계관을 만들어 내는 것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다.
[정리]
따라서 두 개념의 차이는 명확하다.
- OSMU: 하나의 스토리를 여러 매체에서 반복 (경제적 관점 강조)
- 트랜스미디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조각내어 여러 매체에 분배 (사용자 경험과 참여 강조)
트랜스미디어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람들의 몰입, 참여, 재미를 중시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OSMU와 구별된다.
'트랜스미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이미피케이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재정의 (0) | 2025.09.03 |
---|---|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참여와 게이미피케이션 (0) | 2025.09.02 |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조건과 배경, 구조의 이해 (2) | 2025.09.01 |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정의 (0) | 2025.08.26 |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이해, 미디어의 정의와 미디어 효과 이론 (0) | 2025.08.25 |